SK가 11번가에서 손을 떼었다는 이야기를 어제 아내에게 들었는데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었다.
오늘 뉴스를 보다가 관련 뉴스가 있어서 얼핏 봤는데 내용이 확실히 이해가 가지 않아 차근차근 정리해 보기로 하였다.
얼마나 할지는 모르겠지만 관심이 가는 뉴스를 조금 깊이 들여다 보고, 관련 자료도 찾아보아서 나의 자산으로 만들어볼까 한다.
먼저 뉴스를 보면, 전문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콜앤 드래그, 배임, 콜옵션, 풋옵션, IB, FI, PE. 왜 이런 상황이면 배임이라고 볼 수 있는지 등등 전문 용어를 모르거나 이해도가 낮은 사람은 간단하게 훑어보는 것 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사 같다.
먼저 용어들을 살펴보자.
- IB : Investment bank. 투자은행. 기업의 입장에서는 장기 자금 조달을 위한 여러가지 수단들(투자와 관련된 여러 상품들. 지분투자, M&A, 옵션, 채권 등)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이다 .미국의 경우 은행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나누는데 상업은행은 우리나라의 은행과 비슷한 개념이고, 투자은행은 투자신탁 등과 유사한 형태이다. 우리나라는 상업은행 규모가 더 크지만, 미국은 IB의 크기가 더 크다.
- FI : Financial Invester. 재무적 투자자. 투자자는 FI의 재무적 투자자와 Stratigic Investor(SI)의 전략적 투자자로 구분할 수 있다. FI의 경우 투자 이후 기업이 성장하여 exit 등을 통해 원금 회수와 수익을 보는 것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고, SI는 물론 투자이익도 생각하지만 기존 투자처와의 시너지를 확보하거나 새로운 분야에 참여하기 위한 투자자를 의미한다.
- PE : Private Equity. 투자전문 운용사가 소수의 고액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금융기관, 기업 등에 투자하고 기업체질개선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매각하여 고수익을 추구하는 장기투자 전문기구이다.
- 프로젝트 펀드 : Project Fund. 투자대상을 사전에 정해 놓고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방식의 펀드로, 기업구조혁신펀드의 신속한 투자집행 및 사례 축적 가능
- 콜옵션, 풋옵션 : 일정 시기가 되면 특정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옵션이 콜옵션, 팔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풋옵션이다.
- 배임(죄)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즉, 대리인이) 임무를 저버리고 불법행위를 하여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거나 제 3자로 하여금 이득을 취하게 하여 임무를 맞긴 사람에게 손해를 입히는 죄이다.
- 콜앤드래그 : Call & Drag. 비상장 회사가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자에게 투자의 메리트를 주고자 만들어진 상품이다. 비상장 주식의 경우 소수지분 투자자가 자기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대주주의 지분까지 함께 매각할 수 있게 해주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매각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대신 대주주는 경영권 유지를 위해서 그 소수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해서 결국 소수 지분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 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어준 상품이다.
비상장 회사에 대한 소수 지분 투자자가 그 소수 지분만을 매각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대주주의 지분까지 함께 매각(Drag along)하게 되면 경영권 있는 지분을 거래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매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되, 대주주에게는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그 소수 지분을 우선매수(Call)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소수 지분 투자자가 Drag 또는 Call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Drag & Call” 이다.
이제 기사 본문을 천천히 읽어보자.
인트로부분을 먼저 보자.
- SK스퀘어가 이사회를 통해 11번가의 콜옵션 포기 결정
- IB업계에 후폭풍 예상
- SK는 배임혐의 우려가 있어 콜옵션 행사 하지 않았다 주장
- 업계에서는 11번가의 사업가치가 떨어져 떼어내기로 결정 의심
- 콜앤드래그 구조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확대, 동일한 구조인 투자처에서는 투자회수 준비 입소문
위 내용에서 보면 SK스퀘어가 11번가의 대주주인 것 같고, 11번가는 비상장주식인 것 같다.
한번 확인해 보자.
SK스퀘[어는 SK텔레콤에서 2021년 11월에 인적분할을 해서 설립된 회사이다.
11번가는 SK스퀘어의 비상장 자회사로 SK스퀘어가 23년 6월말 현재 80.3% 소유하고 있다.
11번가의 2023년도 6월말 장부가액은 1,049,403백만원이지만 최근 사업연도 재무현황을 보면 총자산 832,271백만원이고 당기순손실 103,821백만원이다. 결국 지분율 반영해 보면, SK스퀘어 입장에서는 11번가의 장부가는 1,049,403백만원이지만, 실제 평가금액은 668,314백만원으로 -36%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결국 상황을 보자면, SK스퀘어가 비상장 주식인 11번가의 지분을 투자를 받을 때 투자자들에게 콜앤드래그 옵션을 붙여서 투자를 받았고, 정작 콜옵션을 실행해야 할 시기가 되자, 11번가가 사업성이 낮다보니 지분을 되사는 권리를 포기한 것이다. 결국 투자자입장에서는 투자의 안전성을 위해 붙인 옵션인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고, 이런 형태의 투자가 많이 있었던 상황에서 투자 시장의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동일한 방식으로 투자한 곳에서도 같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을 우려가 있어 다른 곳의 투자도 빼려는 분위기가 있다는 내용인 것이다. 결국 보면 레고랜드 채권을 강원도에서 보증하기로 했는데, 김진태 도지사가 하지 않겠다고해서 프로젝트파이낸스 시장이 크게 경색되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것 같다는 기사의 내용인 것이다.
기사의 내용을 더 읽어보자
- 2018년 SK플래닛은 나일홀딩스컨소시엄(국민연금, PEF 운용사 H&Q코리아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로 구성)에게 지분 18.18%를 발행(신주발행을 의미하는 듯)하며 5000억원을 투자받음
- 국민연금 펀드 3500억원, H&Q의 3호 블라인드펀드1000억원, MG새마을금고 프로젝트 펀드 500억원
- 계약에 드래그앤콜 조항 포함
- 2023년 9월 30일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할 시 컨소시엄이 SK의 지분까지 끌어다 강제 매각(드래그얼롱·Drag along)할 수 있도록 하되, 그 전에 SK가 지분을 다시 되살 수 있는 권한(콜옵션)을 부여
-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함에 따라 FI는 11번가 지분을 팔고 원금에 연 이자 3.5%를 더한 5500억원을 먼저 회수할 권리를 얻게 됨
- 만약 11번가가 그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된다면 SK스퀘어는 한 푼도 건지지 못한다.
- SK스퀘어 입장에서는 드래그얼롱으로11번가 지분 모두 날릴 가능성과 콜업션 행사해 큰 돈을 쏟아부를 리스크를 비교, 의사결정해야 함. 현재 상황에서 회사가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지 않아 콜옵션 행사가 배임이 될 수 있음
- 다른 입장에서는 지분가치가 0원이 되는 것이므로 이것도 배임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있음
- 국민연금이 이번 콜옵션 포기에 굉장히 부정적 입장
- 현재 시장에 SK그룹 관련된 딜이 다수 진행 중. SK계열사 관련해서 딜을 기피하는 심리가 강해질 우려. 유동성 문제 발현될 수 있음
SK스퀘어는 콜옵션을 받아주면 5천억원이라는 큰 돈을 11번가에 추가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11번가가 현재 수익률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36%인데, 이미 큰 손해를 보고 있는 입장인데 다시 큰 돈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이 된 것 같다. 차라리 손절하는 것을 선택한 것 같은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신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지만, 일종의 투자 안전장치였던 콜앤드래그가 작동하지 않는 사례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 의견이 많을 것으로 보여진다.
마지막 결론을 보자.
- FI들 “이제 콜앤드래그는 전부 배제”
- IB 업계, 앞으로 시장에서 콜앤드래그 구조가 없어질 가능성 크다는 의견
- 이미 콜앤드래그 조항을 넣어 지분 인수를 한 FI들의 경우, 엑시트를 빨리 마무리하라는 LP들의 압박이 강해질 수 있음
- 기업 입장에서 콜앤드래그는 일부만 부채로 계상되나, 기존처럼 풋옵션을 넣으면 회계상 부채로 잡혀서 재무에 부담이 발생
- 대부분의 대기업은 자회사 지분을 되사가는 만큼, 콜앤드래그는 사실상 ‘꼼수 풋옵션’으로 인식되는 경향
- 최근 딜을 검토 중인 FI들은 콜앤드래그 선택지를 배제.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콜앤드래그 조건으로 제안이 들어온 딜이 있었는데, 11번가 사례 때문에 그냥 접었다”고 말함
- 콜앤드래그가 불가능해지면 풋옵션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 될 전망
- 이전, 콜앤드래그 조항에 한계가 있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음에도 대부분 콜옵션을 행사해서 지분을 되사갔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콜앤드래그 구조를 짰음
- 이번 11번가 포기로 많은 PE들이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음
결론은 시장에 영향을 줘서 콜앤드래그 방식의 옵션 대신 기존에 사용하던 풋옵션을 적용할 것으로 보이고, 이는 투자받는 기업들의 재무구조에 부채가 더 많이 계상되는 결과가 나타나서 재무구조가 불안정해 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첫날이라 단어 설명과 내용 파악하는 중심으로 작성해 보았다.
앞으로 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한다면, 그리고 많이 누적이 된다면, 나에게도 만은 도움을 줄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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