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삶을 살기 시작한지 100일이 넘었다.
매일 아침 알람소리에 일어나 멍한 상태로 출근했지만 지금은 수영을 간다.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졸기 위해 자리에 앉으려고 눈치싸움을 했었지만 지금은 수영장에서 샤워를 하고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간다.
컴퓨터를 켜고 커피 한잔을 내리고 화장실에 다녀와서 출근 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었지만 지금은 샤워장에서 인사를 나누고 함께 수영을 배운다.
오전 일과가 시작되고 메일 확인을 하고 회의와 문서만드는 것으로 오전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수영을 다녀와 아내가 내려준 커피 한잔과 과일을 먹고 함께 간단한 체조를 하고 피아노를 치고 한국사 강의를 듣는다.
점심때는 맛있는 식사를 위해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지만 항상 고만고만하였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점심을 준비하고 같이 식탁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점심시간이 끝나지 않길 기다리며 사무실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며 보냈던 시간은 아내 출근 후 설거지를 하고 책을 보던지 유화 칠하기를 한다.
바쁘지만 지루하고 시간 안가는 오후 근무시간엔 모니터의 작은 글씨의 엑셀을 보느라 눈을 찌푸리고 목을 주무르며 보냈었지만 지금은 잠시 산책을 다녀오거나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여유를 즐긴다.
퇴근시간이 되면 만원 지하철에서 유튜브나 웹툰을 보거나 졸면서 집에 도착하면 먼저 퇴근한 아내가 저녁을 해 놓은 것이 같이 먹고 잠시 TV를 보다가 잠이 든다.
현재의 나는 오후 일과를 즐기다 보면 아내의 퇴근시간이 가까워 온다. 아내가 퇴근하면 함께 저녁을 먹고 책을 더 보던지 함께 TV를 시청하며 저녁시간을 보낸다.
하루에 주어진 시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24시간인데 지금은 더 하루가 더 빠르다.
첫 회사에서 3년, 둘째 회사에서 3개월, 세번째 회사에서 15년. 20년이 조금 못되는 시간 동안 거의 매일같이 반복해 오던 일상을 지난 6월까지 마치고 휴식과 새로운 삶을 찾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지금껏 해오던 생활패턴의 고리를 끊고자 결심한 것은 40대 초반부터였다.
사람이 태어나 100년 가량 사는 일생인데, 게다가 젊은 시간은 그 절반도 안되는 시간인데 그 대부분을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는 것이 싫었다.
계속 이렇게 살아가다보면 나이가 한살 한살 더 먹을 것이고 어느덧 50대를 넘어 60대가 될 것이다. 마지막 내가 하던 일은 5~60대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사실상 당시 내 나이에 그 업무 Role를 행하는 사람은 못보았다. 새로운 직무로 변경을 해야하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그 새로운 일 또한 내 생활 패턴을 바꿀만큼 큰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회사에 몇년 전부터 여러가지 제안을 했지만 회사 조직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비슷한 일을 하다가 나이가 더 먹으면 烹이 되던지 새로운 업무를 찾아가야 해야 했다. 그 조직에서 자신의 미래를 확인하려면 윗사람을 보라는 말이 있다. 내 윗사람의 삶 또한 내 삶과 달라보이지 않는 하루살이 같은 삶이라고 느껴졌다.
내가 60이 되어 기력이 예전같이 않을 때 나의 삶을 찾고자 한다면 시간이 너무 늦을 것이라 느껴졌다.
나는 그나마 일반적인 직장인들 보다는 다양한 직무를 한 편이긴 했다.
재무팀으로 차입금과 외환 관련 업무를 하다가 잠시 기획업무와 총무업무를 하였고, 브랜드 마케팅, 온라인 마케팅, 웹 구축 PM, 행사 기획 및 운영, 대학생 커뮤니케이션, 잠시이지만 데이터 분석까지... 직장생활 하는 중에서는 나름 다양한 업무의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할 때 내 나름대로의 계획으로는 30대 중반까지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보고 30대 중반부터 나만의 일을 준비하여 40대부터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양한 경험을 위해 대기업보다는 중견기업이 더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여 대기업 지원을 하지 않고 중견기업 위주로 지원을 해서 첫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30대 중반까지는 계획대로 나름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막상 30대 중반이 되자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결정을 하기 힘들었다. 다양한 경험을 하긴 했지만 내가 좋아서 선택하지 않은 상태로 다양한 업무 스펙트럼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이과 출신들이 부러웠다. 지금은 공대 취업이 잘된다고 하지만 예전엔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었다.
나는 경영학을 전공해서 다양한 업종의 회사에 들어가기는 쉬운 편이었지만 나만의 전문분야를 찾기가 어려웠다.
이과는 들어갈 수 있는 회사 업종은 제한이 되겠지만 자신만의 무기가 있는 상태라 잘되던 못되던 그것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데 반해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다하려면 뭐든 다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 보면서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하면 어떻게 해야겠다 그림을 그리거나 도전할 때의 막막함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있었지만 내 일을 한다는 것에대한 부담감이랄까?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하고 싶은 일이 없진 않았다.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교육사업을 하고 싶었고 대학을 만들고 싶었다.
어렸을 때는 인체를 연구하는 과학자도 되고 싶었고 천문학을 배우고도 싶었다. 더 어렸을 때는 지휘자가 되어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 꿈들을 실현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고 그 자금을 모으기 위한 새로운 일도 필요하다.
그 자금 모으는 일 또한 꿈의 연장선 안에서 하고 싶다.
ps) 앞으로 이 카테고리에 할 이야기
- 내가 하고 싶은 것
- 지금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
- 내가 배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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